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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ne Who?'에 대한 22년 간의 대답

 내가 해외축구, 아니 축구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레알 마드리드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알려준 명문구단이라는 것에 빠지게 된 나는 아직도 투톱하면 생각나는 선수가 슈케르와 미야토비치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시절의 몇 년을 제외하면 내 마음 속에 가장 크게 남은 축구단은 아스날이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언제부터인가 베르캄프와 벵거 감독이 만들어내는 축구에 매료되었다. 흔히들 했던 그 축구게임에서도 난 지금의 아스날을 고치고 싶지 않아 일부러 다른 팀을 선택하거나,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선수 한두명을 바꾸는게 전부였을 정도로 난 이 팀을 존중했고, 벵거 감독의 선택을 항상 따랐다.

 난 어쨌든 진성 야구팬이고 국내축구는 망하든 말든 신경도 안 쓰지만, 그럼에도 국내 리그에 한 마디를 할 기회가 있다면 대놓고 우리나라 축구 리그는 아스날이 아니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배우려해서 현실이 이렇게 된거라 말할 것이다. 그만큼 내 축구의 기준은 아스날, 굳이 그 자리가 비었다면 레알 마드리드로 채우는, 그 정도이다.

 그렇기에 난 벵거 감독의 모든 것을 지지하고, 벵거 감독이 만들어낸 모든 것에 찬사를 보내며, 벵거 감독이야말로 지금같은 시대에 축구 이상의 무언가를 이룬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솔직히 난 아직도 벵거가 왜 물러나야 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벵거 이후의 아스날은 더욱 암흑으로 빠지고, 정말 올라오기 힘들어질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벵거가 없는 곳에 들어가는 누군가에 의해 이루어질 우승을 바라지만, 퍼거슨이 떠난 맨유가 얼마의 돈을 들이고 얼마의 부침을 겪은 끝에 그나마 지금의 위치로 돌아왔는지를 생각하면 그만한 돈도 없고, 그만한 부침을 겪을 인내심도 없는 아스날이 버틸 수 있을거라고 나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다들 알고 있던거 아닌가.

 그럼에도 나는 실제로 아스날이 그렇게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곳에 벵거의 이름이 남아있을걸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수많은 축구인들이 있기에 그 중에 벵거가 보이려 했던 것 이상을 보일 수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을 바란다. 살면서 그런 모습은 별로 보지 못했지만...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좋은 때는 지나가면 그걸로 끝이다. 좋은 때의 뒤에 더 좋은 때가 올 지, 그냥 그런 때가 올 지, 절망의 순간이 올 지...물론 그걸 모르기에 스포츠를 보는 것이지만, 그걸 받아들여야 할 때는 언젠가는 오길 마련이다. 나에게 최소한 축구라는 것에 있어서는 그것이 지금이고, 지금은 너무도 받아들이기 힘든 밤이다.

너만 없으면 세상은 아름다울거야

아름다움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형성되지만 못남의 기준은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하게 말해, 쓰레기는 누가봐도 쓰레기이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보다 누군가를 싫어하게 만드는 것이 더 쉽기 마련이지만, 거기서 이득은 꼭 제3자가 보게 되어있다. 열심히 미워한 나에게나 그 미움을 열심히 막는 상대방에게 남는 ... » 내용보기

사람답게 산다는 것

오늘은 노동자의 날이다. 날이 날이니만큼 별소리가 나오는거야 그러려니 하고 있던거지만, 항상 이상하게 여겼던 말이 나오길래 한 번 생각해보았다. 그건 '사람답게 산다'라는 말이다. 어떤 글을 보니 한국에 있는 외국인 기자가 1달 휴가를 쓰는걸 보고 '사람답게 산다'고 말하던데, 얼핏 들으면 그럴듯 해보이지만 사실 이 말은 누가 월에 1억을 번다는 걸 가... » 내용보기

클로저스 애니메이션 1화를 보고

아니메를 안 본지 꽤 되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했던 게임이 애니로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1화를 봤다. 그리고 계속 느끼는거지만, 그냥 딱 한국 애니메이션이다. 내가 한국 애니메이션을 잘 안 보고, 또 한국 애니메이션에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기 어려운 시절을 겪어봤기에 이런 걸 봐도 별 생각없이 넘어가고는 했는데, 어차피 이제는 한국 서브컬쳐가 망해도 눈... » 내용보기

유혹은 언제나 그럴듯하게 다가온다

1.최근 프리미어 리그 아스날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이제 벵거 감독이 떠날 때가 되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물론 나 역시 벵거 감독이 영원불멸하진 않으니 언젠간 이별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이 그 때라 할 수도 있다 보지만, 벵거 감독의 사퇴를 주장하는 사람들 중 '우승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노라면 사람들이 너무도 ... »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