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성우팬에 있어서 이상형
이노우에 마리나는 관심도 많고 생각나는것도 많은 성우여서 빨리 정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정리하려니 어떻게 딱 하나로 모이지 않아서 고생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누가 그러더라. 애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사람이 아니냐고……그래, 이거다!
생각해보면 정말 이만한 성우 없다. 나이도 젊은데다 외모나 몸매도 괜찮다(광학기술의 도움도 좀 있다만-_-a). 그림도 잘 그리고 코스프레 활동이나 게임에 심취하는 모습 등 오타쿠 문화를 잘 이해하며 심지어 학력(가쿠슈인, 그것도 정치학과;;)도 괜찮다. 여기에 성격도 좋은데다 사생활 문제도 없으니 팬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최적의 성우가 아닐 수 없다.

전장의 발큐리아(2009)의 알리시아 멜키오트 그림출처
그러니 반대로 못 갖춘 것만 생각해보자. 노래는 뭐 그럭저럭 부르는 듯 하니 넘어가고, 일단 목소리 톤 자체가 낮아서 보이시한 측면이 걸린다. 그리고 배역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뉠때가 많으며, 2007~2008년 보여주었던 폭발적인 출연에 비해 지금은 확실히 뜸한 감이 있다. 재밌는건, 성우 이노우에 마리나는 바로 이 못 갖춘 부분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2. 마리나 도령
이노우에 마리나는 초등학교에서는 합창부와 연극부, 고등학교때에는 연극부를 하며 만화가 지망을 하는 등 다재다능한 나날들을 보냈다 한다(동인지 경력도 있다). 그러다 만화가보다 연극쪽을 하게 된 듯 한데, 여학교다보니 낮은 목소리를 바탕으로 남자쪽 배역을 많이 했다. 그나마도 대학에 가니 남녀공학이라 그럴 수가 없어져버렸다.
성우가 되기로 한 것은 연극과 달리 성우 쪽은 소년 목소리도 여자 성우들이 많이 담당하기 때문이었다는데, 그래서인지 데뷔 이후에도 소년이나 보이시한 역할을 많이 해 마리나 도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만큼 목소리가 낮고, 성우 본인도 그것을 인지하는 듯 하다. 그리고 이것은 두고두고 이노우에 마리나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 된다.

세키레이(2008)의 츠키우미 그림출처
그렇다고 마냥 보이시하기만 하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이노우에 마리나 최대의 망작으로 꼽히는 캠퍼라는 애니가 있다. 주인공의 성별이 바뀐다는 TS물의 설정에 따라 양쪽 소화가 가능한 이노우에 마리나가 적합하다 생각했던 모양이다. 근데 처음에는 다들 그런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의외로 여자 목소리라서 실패한 연기가 되어버렸다.
이게 따로 들을때는 잘 모르는데, 두 연기가 비교가 되다보니 확 드러나게 된다. 사이가 미츠키(斎賀みつき)나 코바야시 유우(小林ゆう) 같은 쪽을 생각했는데, 오히려 현실의 여자 목소리와 더 닮았다. 그러고보면 이노우에 마리나의 소년 연기는 어디까지나 쇼타 한정이었고, 보이시한 연기를 했어도 결코 남자 연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낮은 목소리가 곧 남자연기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 이노우에 마리나처럼 낮은 톤의 연기를 하는 성우는 고정적으로 혹평을 받는게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여자 목소리에 어떤 환상을 가지는거 아닌가 해서 좀 불만인 현실이다. 높고 간드러진 목소리가 선호받는거야 자연스러운 것이다만, 그것만 있다는 건 너무 비현실적인 오타쿠적 발상이 아닌가 해서 말이다.

3. 뭔가 아쉬운 엇박자
2004년 오디션 통과 후 소속사는 바로 데뷔를 시켰다. 때문에 다듬어지지 않은 연기로 그다지 좋은 반응을 못 얻었다. 게다가 당시는 아직 대학에 다닐때라 그런가 활동이 미지근했다. 대학을 2007년 3월에 졸업했는데, 이 2007년부터 이노우에 마리나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폭발한다. 여기에는 본인의 실력이 만개했다는 걸 떠나서, 소속사 힘이 좀 있었다.
당시 소속사는 보이스&하트로, 이 소속사는 소니 뮤직에서 세운 회사이다. 정확히는 합작 회사였는데, 당시는 몰랐지만 소니라는 이름이 참……그렇다;;. 어쨌든 정말 막 나왔다.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요코 등 이노우에 마리나 인기의 전형이 여기서 확립되었고, 그렇게 2007년과 2008년 초중반 정도까지는 정말 이노우에 마리나만 보이던 시절이었다.

미나미가(2007)의 미나미 카나 그림출처
근데 이 회사가 무슨 문제인지 그 2007년부터 슬슬 성우 사업을 접는다. 자세한 사정이야 모르겠지만, 덕분에 소속 성우들은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고, 소니는 2005년부터 이미 산하에 다른 매니지먼트 회사를 세웠는데 그게 바로 토요사키 아키, 토마츠 하루카 등 스피어 멤버들이 소속된 뮤직레인이다. 이노우에 마리나는 이후 시그마 세븐으로 이적한다.
이때부터 활동의 성격이 살짝 변했다. 숫자가 줄어가고, 배역도 고정적인 부분이 많아졌다. 물론 그렇게 경력을 쌓으며 성숙해지는 것이라고 하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지원만 되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소속사의 변화로 그러지를 못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래도 이 시기 이노우에 마리나의 성우로서의 틀이 잡히지 않았나 한다.

지금 토요사키 아키의 인기를 보면, 만일 스피어처럼 이노우에 마리나가 지원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물론 이런 가정이야 부질없는 짓이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건 나중에 스피어 얘기할때 해야겠지만, 솔직히 뮤직레인 소속 성우들의 가성비가 그렇게 좋다 말할 수 있을까 싶은게 있다. 토요사키 아키가 케이온으로 뜬거지 스피어로 뜬건……뭐 패스.
어쨌든 그렇게 조금씩 존재감을 잃어가다가 2010년에 저점을 찍고 2011년에는 어느 정도 부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당시 같은 보이스&하트에 있다가 흩어진 성우 중 하나가 아스미 카나인데, 아스미 카나야……2007년 히다마리 스케치 하고……;;. 어쨌든 이 때 인연인지 이노우에 마리나와 아스미 카나는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4. 잘 걸리느냐 못 걸리느냐
이노우에 마리나의 연기의 특징은, 매우 불규칙하다는 점이다. 어떤 연속적인 폭이나 능력을 가졌다기보다,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고 하는게 띄엄띄엄 배치되어있다. 때문에 캐릭터에 따라 잘 걸리면 딱 맞는 배역이 나오다가도 잘못 걸리면 그대로 폭삭 망해버린다. 전체적으로는 괜찮더라도, 그렇게 흑역사를 여럿 가지다보니 인정받지 못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니까 배역이 잘 걸려야 할텐데, 뭐가 어울리는 배역인지 일률적으로 말하기가 참 어렵다. 어느 배역은 딱이다 싶은데 막상 안 어울리고, 어느 배역은 이거 왜 나왔나 싶은데 들어보면 괜찮다. 이게 매력이면서도, 사람 짜증(?)나게 하는 요소다. 굳이 따지자면 독설이나 똑부러진 성격 등에서 장기를 발휘하는 일이 많다. 이게 인기랑은 별로 안 친한 계열인게 문제다만;;.

안녕 절망선생(2007)의 키츠 치리 그림출처

마리아 홀릭(2009)의 시노우지 마츠리카 그림출처
어쩌면 거꾸로 그동안 여기저기 좌충우돌을 해온 끝에 지금의 색깔을 찾은 것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데뷔작은 의외로 고스로리(코제트의 초상)였고, 이후 이것저것 망캐(?)들을 만들어내는 와중에도 잘하는 부분에서는 점점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부족한게 있기야 하다만, 그 나이대 성우가 다 그렇듯 아직 젊은 성우다보니까 굳이 한정지어 말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5. 스타라는 의미
이노우에 마리나는 성우 외적으로 이야기거리가 많은 성우이다. 성우가 성우 외적으로 받는 관심이 더 많다는게 반드시 좋은 이야기만은 아니지만, 이 성우는 뭐랄까 그런걸 찾아보는게 여러모로 재밌다. 그만큼 다양하게 활동을 하면서도 특별히 나쁜 뉴스를 만들어내지 않으며, 그를 통해 본인도 재밌게 놀고 팬들도 즐겁게 해주는 성우이다.
어쩌면 그런게 만들어지지 않는 스타성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성우 외적으로 발현되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런 본인의 기질이 활발히 발휘되다 보니 친한 성우들과 알게된 계기도 다양한데, 애니를 하다가(마키노 유이, 사나다 아사미), 라디오를 하다가(이토 카나에), 소속사 인연으로(아스미 카나), 오타쿠라서(키타무라 에리)……응?

오빠 따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니까!!(2011)의 츠치우라 이로하 그림출처
성격 자체가 좋아서 팬이나 동료들에게 친절하다고 알려져있다. 일화로 선배에게 뺨을 맞고도 1분뒤 바로 원상복귀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노력가에 자기 주관이 확실한 모습을 보이며, 심지어 연애에도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등 팬이라면 정말 미워할 구석이 하나 없다. 그런 멋이 있는 성우기에 정점의 인기를 누리지 못한게 아쉬운건지 모르겠다.
근데 또 하는 행동이나 노는 요량을 보면 그렇게 스타니 아이돌이니 하면서 관리받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거 같기도 하다. 그런걸 억지로 누르다보면 엇나가게 되고 그러는 법이기도 하니 말이다. 어쩌면 대중이 스타를 좋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그 사람의 모습이 호감을 얻는 것이지 만들어지고 관리되는 스타는 단지 소비되는 것 뿐 아닌가 싶은게 있다.

6. 열혈근성아가씨
확인을 못한 건데, 이노우에 마리나도 이케자와 하루나(池澤春菜)의 경우처럼 집안이 좋다는 말이 있다. 왠지 이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는 것이 확실히 일반인은 저렇게 살아오기 힘들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다. 근데 또 본인의 성격, 하는 언행 등은 영락없는 열혈소녀이다. 이게 어울리지 않을거 같으면서도 어떻게 섞여있다.
이렇게 성우를 알아가다보면 연기라는 본업 외에 이런저런 것들도 같이 알게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그것은 성우를 바라보는 것과 관련없는 것들이다. 성우로서 이노우에 마리나는 계속 불완전했으며, 그런 부족함과 배역의 널뛰기를 노력과 경험으로 극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직도 엇갈리는 평은 어쩔 수 없는 것이리라.

바카노(2007)의 이브 제노아드
뭔가 주객전도이지만, 이노우에 마리나가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다면 그야말로 이상적인 성우가 생기는 것이라 여긴다. 물론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노우에 마리나에게 이런 기대를 가지는 것은 단순히 그 배경이나 스타기질 때문이 아니라 그에 걸맞게 성우로서의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아니면 그냥 코스프레 사진이 유명해서 그런걸지도 모르(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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